본문 바로가기

입시미술

손 소묘: 풍부한 공간감 만들기<3>

반응형


* 손 소묘 : 풍부한 공간감 만들기 과정작


다른 손가락도 그림 전체의 밀도 차이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공간감을 만들어주며 살짝 씩 진행해준다. 같은 손 안에서도 각각의 손가락들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에 따라 생기는 거리의 차이를 명도대비 뿐 아니라 진행정도에서도 차이를 만들어 주면 공기원근을 효과적으로 강조해 줄 수 있다. 


* 손 소묘 : 풍부한 공간감 만들기 과정작


연필, 목탄, 파스텔 등 건식재료를 이용한 소묘에서 찰필을 이용하면 다양한 톤의 변화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찰필을 사용하면 연필로 곱게 명암을 넣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찰필이란 압지나 얇은 가죽을 말아서 붓 모양으로 만든 화구'를 말한다. 문질러서 빛깔을 흐리게 하거나 짙고 옅음을 나타내는 데에 쓰인다. (네이버 사전 검색 결과)

왠만한 화방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직접 사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3000원~5000원 정도 했던것 같다. 별거는 아니고 종이를 단단하게 말아서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브랜드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거의 비슷하기도 하고 일부러 비교해본적은 없어서 어떻게 다른 지 잘은 모르겠다. 찰필 말고도 보통 휴지나 손을 많이 이용하기도 하는데 휴지는 부드럽게 잘 문질러지지만 세밀한 표현이 불편하고 금방 헤지기 때문에 휴지를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그럴때마다 문지르면서 연필의 톤이 너무 닦여져 나간다는 단점이 있다. 손은 기름기가 묻어나와 문지르고나서 지우개 사용이 불편한 경우가 많고 넓은 면적을 균일하게 문지르는 것도 좀 불편하다. 또 손톱 사이에 연필때 끼는 것도 싫다.

군대에서 구두닦을 때 하는 것처럼 면천을 손가락에 감아서 해보기도 했다. 면의 문질러지는 느낌도 좋고, 강도도 좋고, 손가락 끝을 이용하면 세밀한 표현도 가능해서 오랫동안 사용했었는데 손가락에 감아서 하는 방식이 영 불편했다. 짱짱하게 잘 감아서 써야하는데 약간 노하우 같은게 필요해서 잘 못따라하는 학생도 있고, 오랫동안 손가락에 타이트하게 감아놓고 있으면 손가락이 아픈 등의 단점이 있었다. 붓으로도 해봤는데 느낌은 나쁘지 않은데 아무래도 너무 효과가 미미했다. 화방에서 파는 것도 여러번 사서 써보았고 단면의 끝을 직접 약간 곡선으로 갈아서 써보기도 했지만 썩 맘에 들지 는 않았다. 그러다가 심심풀이로 직접 만들어서 써봤더니 개인적으로는 누가 만들어서 팔아도 기꺼이 사서 쓸법할 정도로 괜찮았다. 기성품보다 세밀한 표현에서는 약간 떨어지지만 어차피 찰필로 엄청 세밀한 표현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니 상관은 없고, 대신 굉장히 넓은 면적을 아주 부드럽고 곱고 넓게 문지르는게 가능하고 너무 간편하고 아주 오래 사용이 가능했다.


찰필 외에도 연필도 상표별로, 단계별로 다 비교해보았고, 수채화 물감도 상표별로 색상별로 다 비교해보았다. 나는 이런식의 비교해서 차이점을 찾는 것을 많이 해왔는데 사실 내 그림 그리는 거라면 사다쓰는 찰필이던 천을 말아쓰던 손가락으로 비비던 잘 그릴 수 있는데, 문제는 학생들이 따라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한테 편한 재료이거나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고해서 학생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라도 배울 것은 반밖에 주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내가 엄청 잘그릴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 그 잘그리는 방법을 보여주면서 '니들은 나 하는거 반만 따라와봐. 그만큼만 그려도 충분히 잘 그릴 수 있어.'라는 식으로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란 것을 깨닫고 나서는 학생들이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재료는 없을까 같은 걸 더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잘 그리면 가르치는게 편할 수는 있지만 꼭 학생들이 다 잘 그릴 수 있는 건 아니더라. 형태력이 특히 뛰어난 학생도 있고, 태생적으로 빨리 그려버리고 끝내는 학생이 있고, 따라하는데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 있고, 응용과 적용의 능력이 좋아 드로잉 느낌이 굉장히 좋은 학생도 있고, 색상을 풍부하게 잘 쓰는 학생도 있는데 내가 아무리 잘그린다고 해도 그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최상의 결과물을 그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행과정, 조색방법, 구도 등을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으려고 노력하고, 나의 방법이 지름길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내 수제 찰필도 좋은 점도 많이 있지만 모든 학생에게 가장 좋은 재료는 아니라는 거다. 대신 다양한 재료들이 어떻게 다르고 뭐가 좋고 나쁜지를 내가 알고 있으면 학생들이 각자에 맞는 재료를 찾는 과정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여 줄 수 있으니까 공부한다 생각하고 이것저것 직접 사용해본다. 애들이 보고 이게 뭐냐고 하면 얘기해주고 써보고 좋으면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던가, 내꺼를 달라고 하던가 한다.



* 손 소묘 : 풍부한 공간감 만들기 과정작


명도의 대비차를 이용하여 각 손가락들의 거리 차이에 따른 공간감을 표현해준다. 위의 그림에서 세군데 동그라미 부분에서 각각 화살표 방향으로 멀어지는데 그에 따른 거리감의 차이를 만들어 주는게 좋다. 공간감의 표현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가까운 곳에 비해 명도대비를 약하게 해주는 것이고, 또 다른 좋은 방법으로는 외각의 경계를 뿌옇게 해주는 것과 묘사량을 줄이면서 밀도를 낮게 만드는 것이 있다. 세가지 방법 모두 적절히 이용하여 풍부하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진행해 주자. 특히 각각의 손가락의 멀어지는 정도가 각기 다른데 이에 대한 차이를 표현해준다면 훨씬 더 정확한 구조와 양감표현으로 공간감 표현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는 엄지손가락과 세번째 손가락의 멀어지는 정도 보다 네번째 손가락에서의 멀어지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 이럴 때 많이 멀어지는 손가락에서 표현의 차이를 크게 만들어 준다면 넷째 손가락의 원기둥의 방향을 훨씬 더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 손 소묘 : 풍부한 공간감 만들기 과정작


다른 손가락에도 묘사 범위를 늘려가면서 마찬가지로 진행해준다. 특히 세밀한 묘사를 하느라 어두운면과 중간면의 구분이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사실감을 더해주는 최종의 세밀한 묘사는 마지막에 해준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까지 하려하지 말고, 구조물의 정확한 표현과 풍부한 느낌을 만들어주는데에 집중해야한다. 움켜쥐고 있는 손가락 안에 공기가 보이는 듯 하게, 무언가를 실제로 움켜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보자.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버튼 눌러주시고 궁금한 점은 게시판이나 댓글로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 다음 글에 계속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