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시미술

그림 잘 그리는 방법 <2>

반응형

이전 글 : [인체소묘] - 그림 잘 그리는 방법 <1>


 '미술이나 한 번 잠깐 배워볼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 비싼 학원비를 내고 미술학원에 등록하는 학생은 없다. 

내가 과연 진짜로 미술을 해도 될지, 재능이 없는건 아닐지, 모두 짧으면 수개월에서 길면 수년을 고민한다. 부모님의 반대로 수년간 부모님을 설득하는 학생도 있고, 심지어 결국 알바비를 모아서 부모님 몰래 다니기 시작한 학생도 있었다. 또 인문계 대학에 다니다가 고심끝에 미술을 하겠다고 시작했던 학생도 있고, 군대 제대후에 시작한 학생도 있다. 어린 초등학생이라고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모두 부모님과 한참을 고민하고 그 바쁜 시간을 쪼개고 비싼 학원비를 내면서 미술을 시작한다. 

그래서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학원에 간다. '드디어 미술학원에 가서 드디어 그림을 배운다' 라고 생각하고 학원에 갔는데  

막상 갔더니 생전 처음보는 광활한 크기의 2절 도화지를 주고선 선연습이라고 그 큰 종이를 직선으로 채우라고 한다. 





긴장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선연습을 시작하고서 10분쯤 지나면 이게 뭔가 싶어진다. 별로 배우는 것도 없는 것 같고, 팔도 아프기 시작한다. 선생은 저쪽에 잘그리는것 같은 학생들이랑 즐거운 듯이 떠들기도하고, 한 번씩 어디로 갔는지 안보이기는 하지만 '이걸해야 제대로 된 그림을 배울수 있으니까 시켰겠지' 하는 마음으로 참고 견디면서 지겨운 4시간을 보낸다. 사실 막상 다 하고보면 약간 뿌듯하기도 하고, 드디어 미술을 시작했다는 마음에 괜히 뭔가 배운거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같고 '내일은 그림을 그릴까?', '내일은 뭘 배울까?' 하는 기대감에 집에 가지만 이 지겨운 과정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건 아직 모른다.


*학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심한 경우 선연습만 일주일 씩 시키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선연습이 끝나고 나면 드디어 기초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 연필의 종류 같은걸 설명해주기도 하고 원근법은 무엇인지 등 간단한 이론을 설명 해주고나서 육면체를 소묘로 그리게 된다. 선생님이 직접 보여주면서 시키는 경우는 그래도 좀 성의있는 학원이다. 대부분의 학원은 누군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여 주고 똑같이 그려보라고 시킨다. 







*석고로 된 육면체를 정물대에 놔주고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별로 상관은 없다. 어차피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그리기 때문이다. 실물을 놓아주는 경우 '저기는 이렇게까지 안어두운데요?' 라면서 오히려 더 헤깔려하는 학생도 있었다.






다음 글에 계속



반응형